[스크랩] 양학선의 너구리와 아파트, 농심과 도급 684위 삼라건설 사이

2012. 8. 10. 17:45스포츠·golf 外

때로 올림픽이라는 장엄한 축제 한가운데에 헛웃음을 짓게 하는 일도 있지요. 어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대한민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올림픽 체조 금메달을 따 낸 양학선 선수, 그것도 이제 겨우 만 20세에 세계적으로 팬이 많은 또 하나의 '그들의 종목' 체조에서 이루어 낸 성과에다 그의 가정이 불우하다 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만큼 끔찍히도 가난한 준 홈리스임을 방송을 통해 접한 많은 사람들이 '이럴 때 독지가가 나타나 줘야 하는데' 할 때 



엉뚱하게 너구리가 먼저 나타났습니다. 이거야 원.....


양학선 선수가 너구리 라면을 좋아한다는 소식을 들은 농심 홍보팀의 아이디어가 '너구리 평생 무료 제공'이라니 이 사람들은 정말 정신 없다 생각들 하셨을 겁니다.


과연 양학선 선수가 다른 음식보다 너구리가 좋아서 고기도 마다하고 홍어회도 마다하고 너구리를 먹었을까요?


삼척동자도 다 알만한 이것을 그저 '홍보 재료로 최고'라고 아이디어를 낸 어떤 직원과 그걸 또 얼씨구나 하고 자랑스럽게 발표한, 라면 하나로만 수천억 매출을 올린다는 우리나라 굴지의 식품기업 농심이 할 짓은 절대 아닌거죠. 솔직히 재벌들이 이러니까 욕 먹는 겁니다.


기사에 나온 네티즌들 이야기처럼 농심의 '너구리 광고 모델'로 정말 양학선 선수가 딱일텐데 제가 기업가라면 당장 삼양라면 쪽이나 오뚜기 쪽에 전화해 양학선 선수를 모델로 섭외하라고 할 것 같군요. 


저는 이제 너구리 안 먹어도 돼요 같은 카피로....




진짜 양학선 선수에게 꼭 필요한 선물은 같은 고향 출신으로 자수성가했다는 국내 건설 도급 순위 684위인 삼라건설 회장님이 하셨네요.


그것도 딱 양학선 선수 부모님의 생활 기반인 광주시에 아파트를 마련해 주시겠다니...


이 삼라건설 홈페이지는 한밤중에도 다운 상태네요. 원 이런 아름다운 키다리 아저씨가 계셨네 하고 그 기업이 궁금했던 네티즌들이 대거 몰려서겠지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현재 건설 중인 아파트라 1년 정도 기다려야 입주할 수 있다는 것인데 어쨌든 그리 넉넉한 기업도 아닌 지방 건설 기업이 딱 필요한 것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후원하는 모습과 올림픽 영웅을 '라면 평생 제공'이라는 값싼 계산으로 자기 것으로 하려던 부끄러운 재벌이 너무도 대비됩니다.


가진 자가 존경을 받으려면 보통 사람보다 수천 배 어렵다는 것은 예로부터 성현들이 다 말씀하신 것입니다만....


막무가내로 귀국 환영 행사를 성대히 메달리스트들 가운데 서서 '내가 이 사람들을 키워냈오'하고 자랑하려던 대한체육회 고위 임원들에 이어 우리들을 웃게 해 주는 사건입니다. 더운 여름 밤에 그리 시원한 웃음은 아니고 가슴 답답하게 만드는 헛웃음이라는 게 문제지만...


체육회 한 관계자는 “나라에서 지원비를 받는 선수들이 너무 자기 생각만 한다”며 “단체 귀국이 그렇게 무리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한 메달리스트는 “행사가 필요하면 국내에서 따로 참석하면 된다. 오히려 런던에 남는 게 체제비 낭비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 강제 잔류 철회에 관한 기사 중에서


 물론 이렇게 끝까지 개그를 하시긴 하지만 말이죠....


우리는 높으신 당신들의 훌륭한 숙식을 위해 세금내지 않았답니다....불필요한 분들은 관광 말고 빨리 귀국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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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맑은아찌수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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