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겨울 빗속에서//최다원

2011. 12. 11. 03:03詩,

 

겨울 빗속에서

 

 

겨울비를 따라 뜻 모를 고독이 우울을 데리고 찾아왔다

저리고 아프고 자기장 같은 전율은 폐부를 채웠다 

이토록 가슴 저린 고독이 밀려와 눈가에 액체가 고여드는 날엔

한강가 한적한 찻집에 앉아

희미한 조명등을 뒤로하고 한 모금 헤이즐넛 커피를

입속 가득 채워보고 싶다

 

한 동안 조각처럼 앉아 물빛에 어린 조명과 눈을 맞춘 다음

항상 소지한 펜과 종이를 꺼내 놓고

고독아 나오거라 호령이라도 하듯이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고 싶다

 

살아가는 이야기와 인생이야기

혹은 심장 깊숙이 감추어 두었던 비밀이야기도 적고

깊고 험난한 창작 세계를 적어 보고

바람결에 살짝 흘려 보내던 이야기마저 구구 절절이 적다보면

어느덧 슬픔은 모습을 바꾸어

편지 사연속으로 용해될지도 모를 일이다

 

나의 편지는

뜻을 같이 하던 친구도 좋고

마음을 나누던 친구가 받아도 좋으며

같은 길을 가는 동료가 받더라도 또한 좋으리

그래도 끈질긴 고독조각들이 파편처럼 남겨진다면

촉촉이 내리는 겨울비를 흠뻑 맞아 보고 싶다

때로는 아리고 때로는 전율케하는

아린고독이 폐부에서 녹아질 때까지

걷고 또 걸어 심장의 박동이 평화로울 때까지 어디든 가다가

 

누구라도 만나 차 한잔을 나누고

또 술잔을 마주해 취하고 싶다

그놈의 고독이 취해 질릴 때 까지

소주면 어떻고 맥주면 어떠리

 

 

 

 

출처 : 최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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