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2. 13:54ㆍ詩,
故 천상병 시인과 아내 고 목순옥 여사의 '귀천' | |||||||||||||||||||||
[사람] 천 시인의 문학세계 알리는 처조카 '귀천' 찻집 목영선씨 | |||||||||||||||||||||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 명예욕도 충분하고 예쁜 아내니 여자 생각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지난 93년 4월 28일 작고한 천상병 시인의 ‘행복’이란 시이다.
담배 한 값 막걸리 두 대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했던 고 천상병 시인. 아내 목씨가 운영하는 찻집 ‘귀천’은 인사동을 들린 문학인이라면 한번쯤은 찾는 곳이었다. 조카 목씨는 고모(천상병 시인의 아내 고 문순옥씨)와 함께 귀천을 운영했다. 그래서 고모님의 생활상을 누구보다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고모부 천 시인에 대해서도 생전 기억을 되살렸다. “고모부는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 넘는 천재 시인이었다. 옆에서 지켜본 고모부는 기억력도 좋았고, 욕심 없이 살았다. 어떤 말을 해도 수용하고 받아 드렸다. 시에도 그렸듯이 담배 한 값 막걸리 두 대면 행복했던 사람이었다.”
당시 처녀인 고모는 결혼 전까지 천에 수를 놓은 ‘자수’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고모와 결혼한 고모부인 천 시인은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베여있었다고도 했다. “고모부는 항상 시계를 봤다. 담배를 피울 때도 시간에 맞춰 피웠고, 술을 마실 때도 정확했다. 도리에 어긋나는 말을 하면 ‘문동이 자식’하고 입을 다물었다. 정말 마음이 올곧은 사람이었다. 현재 각종 비리, 부정 부패 등 정치인들의 행태를 봤으면 욕을 많이 했을 것이다.”
고 천상병 시인을 그리며 찻집 '귀천'을 운영했던 아내 고 목순옥씨도 세상을 떠났다. 현재 고 천 시인의 처쪽 조카인 목영t선 씨가 찻집 ‘귀천’을 운영하며 고모부 ‘천 시인’의 문학세계를 알리고 있다. 그에게 앞으로 찻집을 그만두면 누구에게 맥을 이어갈 것이냐고 묻자 “집안에서 이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찻집 ‘귀천’은 오미자, 모과자, 매실차, 수정과, 뽕잎차, 쌍화차 등을 위주로 판 전통 찻집이다. '귀천'에는 천상병 시인이 생전 아내와 파안대소한 사진과 귀천, 행복 등의 대표시가 자연스레 눈에 끌렸다. 특히 지난 천 시인의 아내 고 목순옥씨가 운영했던 찻집 내부를 그린 판화가 옛 추억을 되새기게 했다. 판화에는 생전 천 시인과 아내의 다정했던 사진, 아내 문순옥씨가 펴낸 ‘날개 없는 새 짝이 되어’ 등이 새겨져 있다. 한편, 일 년에 한번 열리는 ‘천상병 예술제’가 지난 4월 21일부터 29일까지 경기도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올해로 9회째인 예술제는 가수 최백호, 신형원 씨가 참석해 노래를 불렀고, 강희근 경상대 명예교수의 ‘천 시인의 문학상’에 대해 강연을 했다. 천 시인의 19주기 기일인 4월 28일은 백일장, 음악회, 문학상 시상식 등의 행사가 치러졌다. 이쯤해서 고 천상병 시인의 대표시로 잘 알려진 ‘귀천(歸天)’을 되새겨 본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과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과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 |||||||||||||||||||||
기사입력: 2012/05/14 [01:14] 최종편집: ⓒ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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