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자 미
2020. 9. 28. 12:58ㆍjoon·사랑방
* 가 자 미 *
-조창환-
한 세상 가자미처럼 살았노라고 그가 말했다
밟으면 밟히고 누르면 눌리고
갖은 수모와 굴욕과 수치를 견디며
납작 엎으려 살았노라고,
말하는 입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가자미 처럼!
가자미 처럼?
신림역 출구 앞에서 붕어빵 굽던 아줌마가
피식 웃었다
배부른 소리 마라
나는 평생 가자미 부러워하며 여기까지 왔다
가자미 욕되게 말고 편하게 엎드려라
가자미처럼 살 수 있어 부러울게 없는 날 반드시 온다
"淸州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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