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스크린 골프

2015. 5. 19. 12:32스포츠·golf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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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직장인 김기홍 씨(42)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스크린골프방을 찾는 스크린골프 마니아다. 실제 골프장에서 라운드도 해봤지만 비싼 비용과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골프장을 고집하는 골퍼들을 이해할 수 없다. 시간 절약되지, 돈 아낄 수 있지, 스코어 잘 나오지, 어느 것 하나 필드보다 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 2.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김경수 씨(49)는 스크린골프방을 혐오하는 골퍼 중 한 명이다. 우연한 기회에 스크린골프방을 찾았다가 실전과 다른 스크린골프에 크게 실망했다. 평소 80대 중반 스코어를 치는 김씨는, 처음이지만 100타를 넘은 스코어를 보고는 다시는 스크린골프방을 찾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 3. 자영업자인 문성태 씨(45)는 스크린골프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골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필드에서나 스크린골프방에서나 그저 재미있게 라운드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눈이나 비가 와서 필드에 가지 못하면 그냥 스크린골프로 라운드를 즐긴다. 문씨에게 스크린골프는 필드의 대체재일 뿐이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스크린골프가 대유행이다. 스크린골프 시스템은 전국에 2만대가량 깔려 있고 하루 12만~18만명이 즐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크린골프가 유행하면서 스크린골프를 보는 시각도 엇갈린다.

우선 스크린골프 지상주의다. 이들은 예약ㆍ시간ㆍ비용적인 측면에서 실제 필드를 이해하지 못한다. 반대로 스크린골프에 대해서는 칭찬 일색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 예찬론을 편다. 퇴근해서도 잠깐 시간을 내서 동료들과 라운드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에 `푹` 빠져 있다.

이 같은 심리를 가진 골퍼들은 주로 30ㆍ40대 젊은 골퍼가 주축이다. 이들은 인터넷과 IT게임에 익숙해 있고 편리성을 추구한다. 필드에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는 중하급 골퍼가 대체로 이런 부류에 속한다. 스크린골프가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필드와는 달리 샷환경이 단순해 고수와 하수 간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스크린골프 업계가 추산하는 스크린골프 인구는 130만여 명이다. 이 중 15% 정도는 필드에 한 번도 나가지 않고 오로지 스크린골프만 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두철 아담스골프 사장은 "이제 스크린골프는 단순히 놀이 수준을 떠나 거대한 산업군이 됐다. 스크린골프 인구가 자연스럽게 실제 필드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아직은 비싼 그린피 같은 장벽 때문에 주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스크린골프와 실제 골프장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골프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설명한다.

이들과 달리 스크린골프를 실제 라운드와 완전히 다른 그저 `오락`으로 보는 골퍼들도 있다. 스크린골프를 보는 두 번째 다른 시선(심리)이다. 스크린골프 `안티`들인 셈이다.

이들은 스크린골프에서는 싱글스코어를 내면서도 실제 라운드에서는 100타도 못 깨는 골퍼들이 부지기수라며 무용론을 편다. 이들은 또 실전 라운드에서의 온갖 창조적인 샷을 스크린골프는 읽어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주로 싱글골퍼 등 고수들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이들은 스크린골프에 몰입하다 보면 스윙 스피드가 빨라져 장타에 연연하고 결국 스윙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숏게임이나 퍼팅은 매우 민감하고 섬세한 감각이 요구되는데 스크린골프에 익숙해지면 필드에서의 감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여긴다. 심지어 골프룰이나 매너도 제대로 모르고 오직 샷만 하던 스크린골퍼들이 가끔 필드에 나와 `골프장 물`을 흐린다고 보는 극단적인 시선도 있다.

미국에서 골프 심리학을 공부하고 온 정신과 의사 이택중 박사는 "스크린 골프방이 생기면서 골프 입문이 쉬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러프, 벙커, 그린 등 실제와 다른 점이 너무 많다. 골프를 이용한 다른 세계의 다른 게임 같다"고 스크린골프를 평가한다.

이쪽도 저쪽도 아니고 실제 필드와 스크린골프를 보완 또는 대체 개념으로 여기는 부류도 있다. 스크린골프에 대한 세 번째 시선(심리)이다.

이들은 딱히 예찬론을 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스크린골프는 실제 골프를 기반으로 해서 파생된 새로운 문화라고 생각한다.

필드에서 라운드할 때도 있고, 주변에서 스크린골프방에 가자고 하면 굳이 거부하지 않고 참석한다. 이들 중에는 스크린골프방과 골프장이 서로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기는 골퍼도 많다. 스크린골프 인구가 나중에는 필드로 영입될 것이고, 서로 상호보완할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스크린골프는 특히 한국적인 상황에서 계속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장 부킹이 어렵고 외국에 비해 비용이 과다하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이 있는 기후여건도 한국 스크린골프 열기를 반영한다.

[오태식 기자]

출처 : 아트쿡멘토
글쓴이 : 재테크 멘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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