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4. 22:40ㆍjoon·사랑방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구이며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구인가?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구이며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는가?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며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 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치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며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 가소.
다 바람 같은 것이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 이라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깊어도 비바람 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며
폭풍이 아무리 거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세상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오.
줄 게 있으면 주어야지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오, 내 것도 아닌 것을,
삶`도 내 것이라 말할 수 없다오.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 펴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
환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는 법,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가 다른 게 있겠소?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지만 잠시 대역 연기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고 뭐 달라질 것이 있겠소?
기쁜 표정 짓는다 하여 다 기쁜 것은 아니라오.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 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게 다 사는 것이라오.
"淸州joon"
'joon·사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남의 단절, 원거리 소통의 時代, (0) | 2020.07.26 |
---|---|
누군가는 그랬다. (0) | 2020.07.20 |
비움에 대한 洞察. (0) | 2020.07.09 |
살아보지 않은 세상, (0) | 2020.07.01 |
어머니, 그 위대한 이름이여! (0) | 2020.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