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을 날
2017. 11. 10. 18:48ㆍjoon·사랑방
가 을 날
-릴케-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아주 위대 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위에 놓으시고
벌판에 바람을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을 결실토록 명하시고,
그것들에게 또한 보다 따뜻한 이들을 주시옵소서.
그것들을 완성으로 몰아 가시어
강한 포도주에 마지막 감미를 넣으시옵소서.
지금 집없는 자는 어떤 집도 짓지 않습니다.
지금 외로운 자는 오랫동안 외로이 머무를 것입니다.
잠 못 이루어 독서하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리고 잎이 지면 가로수 길을
불안스레 이곳저곳 헤멜 것입니다.
"淸州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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