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 없어요* -卍海,한용운-

2012. 10. 26. 06:43joon·사랑방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 자취 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 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 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수 없는 향기(香氣)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 뿌리를 올리고 가늘게 흐르는 적은 시내는

구비 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같은 발꿈치로 갓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 놀은 누구의 시 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淸州joon"

 

*한용운*(1851년,철종2~1894년,고종31.)호는 卍海,우리 나라의 승려, 시인, 독립 운동가.

"꿈 이라면"-한용운-

사랑의 속박이 꿈 이라면,

출세의 해탈(解脫)도 꿈 입니다.

웃음과 눈물이 꿈 이라면,

무심(無心)의 광명도 꿈 입니다.

일체만법(一切萬法)이 꿈 이라면,

사랑의 꿈에서 불멸을 얻겠습니다.

"淸州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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