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6. 22:04ㆍ좋은글·名言
"身言書判(신언서판)"
- 원 종 택
身言書判(신언서판),
中國(중국) 당대의 官吏銓選(관리전선)의 네 가지 標準(표준)으로 이는 人物(인물)을 選擇(선택)할 때
네 가지 條件(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라는 뜻으로 즉, 사람을 評價(평가)할 때나 選擇(선택)하는 시기가 되면
인물이 잘났나 身, 말을 잘 할 줄 아는가 言, 글은 잘 쓰는가 書, 사물의 판단을 옳고 그르게 하는가 判의
네 가지를 보아야 한다 라는 의미로 조선 시대에도 이를 적용했다 하더라.
오늘은 사자성어에다 장황한 설명까지 첨언을 하며 왜 이리 거창(?)하게 시작을 할까?
시절이 하 수상하더니 요지경 속인 세상에 대고 딱 한 마디만 거들어야 할 듯 싶더라.
무슨 말인가 하면, 중요한 선택을 앞둔 마당에 적어도 민초들이 휘둘리진 말자는 얘기이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을 선택할 때면 수많은 이들이 공감을 하는 기준이란 게 있어야 하지 않겠니?
더구나 백성을 받들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이끌어야 하는 자리라면 당연 이를 말이겠니?
身言書判(신언서판),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을 선택하는 합당한 기준임에는 틀림이 없을 거구나.
인물이야 잘 생기면 좋겠지만, 얼굴 뜯어먹고 살 것도 아닐 거고, 얼굴값 하는 거는 더욱 아닐 거며,
청산유수 말도 잘했으면 좋겠지만, 거짓과 억지만 아니면 될 듯하고, 모함과 막말은 더욱 아닐 거며,
공들여 쓴 책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주제와는 동떨어진 개념없는 생각만 아니면 될 것 같고,
솔로몬의 지혜처럼 명석함이 있으면 좋겠지만, 너만 아니면 되는 우격다짐이 아니면 될 것도 같은 데,
지난 토론에선 한 사람의 오만함과 기고만장 때문에 그 선택마저 무색하게 만들더구나.
사랑하는 아들,
지난 글에서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은 마음이 빈곤한 사람이라 했었구나.
그렇다면 마음이 빈곤하다는 것은 대체 무엇이 모자라다는 걸까?
아마도 제일 중요한 점은 획일적인 思考(사고)일 거구나.
제가 만든 틀 속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려는 생각,
시대적인 변화의 바람에 순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만의 벽을 두텁게 쌓는 옹졸함,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어설픈 욕망,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나를 중심으로 판을 짜야하는 억지 등
견고한 독선의 틀 속에서 남이야 어찌 되든 나만, 그들만 잘 먹고 잘 살자는 利己가 그것일 거란다.
그 다음으로는 慧眼(혜안)과 審美眼(심미안)이 부족한 걸 거구나.
속된 표현이지만, 흔히들 개 눈에는 X만 보인다 하지 않더냐?
스스로 맑고 밝은 눈을 가지지 못하면 그들이 보는 세상은 전체가 암흑일 거며 진흙탕 길을 가지 않겠니?
肯定(긍정)적이며 善한 마음의 눈을 가져야 세상이 밝고 선하며 아름답다고 느낄 텐데
애써 그런 쪽으로는 눈을 감은 건지 아니면 그런 색깔을 씌운 건지 도대체......
세상은 보는 사람마다 각자의 모습으로 비춰질 테지만, 굳이 否定(부정)적인 視線(시선)이어야 하는 걸까?
물론 춥고 어두운 부분도 있을 거야.
그들을 따듯한 가슴으로 품어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도 이 사회가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겠지만,
그렇더라도 사람이나 사회를 二分法的(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선 안 될 거란다
그들만의 선전선동으로 反目(반목)과 疾視(질시)를 조장하면 그 벌어진 틈을 어느 누가 메울 수 있겠니?
더구나 觀心(관심)과 애정은 두지도 않은 채 입 발린 소리들만 쏟아 내는 그들만의 말 잔치를 보노라면
아무리 制度圈(제도권)에서 容認(용인)이 되었더라도 그들의 놀이 마당을 깔아 줄 수 없는 것 아니겠니?
지난 토론 마당에서 그저 存在(존재)감만 부각시켜 보자는 허튼 분탕질을 보며 부끄럽다는 생각과
한편으론 애처롭단 생각이 드는 게 나만은 아니었을 거구나, 그렇지 않니?
아들,
세상은 다 내 것일 수는 없는 거야.
어우러지고 텅 빈 마음으로 보아야 그게 自然(자연)인 거고 비로소 世上(세상)인 거지.
慾心(욕심)과 利己(이기)를 버려야만 세상의 餘裕(여유)를 즐기게 될 거고, 그것이 사람 사는 맛 아닐까?
중요한 선택의 岐路(기로)에서 그들만의 리그에 同調(동조)하는 국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그들의 입 발린 소리에 휘둘리지만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속 좁은 한 마디를 쓴다.
에구, 나도 고리타분한 나만의 틀에 씌운 건 아닌지?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다시 찾아올게.
사랑해.
- 12/6 472일차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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