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목 지소영 --
바람 소리에 일렁이는 것이 있어요
거세어지면
누군가 달려올 것 같은
흔들리는 날들
낮과 밤의 차이만큼
물결로 포개고
시린 하늘만큼 슬픔은 높습니다
옷 벗은 숲의 소리가 굵어지네요
창을 닫습니다
기왓장은 두둑두둑 메아리에 뒹굴고
기다림, 목청 높아져 귀를 막습니다
어둠에 잠식된 것들
목놓아 투쟁하는 서러운 가난
굽은 등에 모두 지고 가는
한 이름을 부릅니다
빈 구석마다
겨울은 치밀하게 파고들어도
움츠리며 한 얼굴
희망이라 붙듭니다